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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쉿 -Σ- 우린 서로 모르는 겁니다.

정치이야기는 별로 성향에 안맞는데.. -_-a 아는 횽아가 블로그에 글 쓰신걸 보고 끄덕거려져서 이참에 울산 어느 공장 노조에 대해서 끄적거려보자. 이 횽은 기계공학도인데, 화이트컬러 매니저 계층이었고, 급여로 치면 꽤 상위 퍼센트에 랭크된 사람이었거든. 공장땜시 지방출장 자주 다녔고. 지금은 회사 나와서 딴거 하고 있지만. 아무튼 근데 이 횽이 그들의 사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 - 회사라는 커다란 힘에 맞서려면 단결하는 수밖에 없다 - 정도로 요약될 수 있는 글을 적어놨더라고.

한국인은 기본적으로 '똑같이 나눠먹기' 성향이 강하다고들 한다. 이게 말이 안되는건 다들 이성적으로 알고 있는데, 감성적으로는 그렇지 않지. 내가 못버는데 저색히들이 더 벌면 - 그게 일해서 번거든 놀면서 번거든 - 화나지 않겠어? 지금 울산 시민이고 다른 동네고 다 생산 직원들의 급여 총액만 보고 있지, 그게 어떻게 계산되어서 나온 금액인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없다고. 기본급으로 그게 가능했을리는 없고, 무슨 수당 무슨 수당 해서 돌리고 성과급까지 해서 나름 힘들게 번 돈일 터. 그런데 그렇게 뼈빠지게 일했건 말건 이건 관심이 없고, 당장 자기 월급하고 비교해보니 많아보이는거라. 사회는 원래 불공평한 것인데, 그럼 위대하신 '국민'들이 그걸 그냥 받아들일까? 아니지. 대부분은 사무실에서 고차원적인(?) 일을 하는 나도 못받는데 공장에서 기름밥이나 먹는 저것들은 받으니 쪼아대는거지 귀족노조니 어쩌니 ㅋㅋㅋ.. 그걸 잘 아니까 회사도 지급액만 부각시키는 거고.

노조에서 발표한 내용중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이거, '애초에 달성할 수 없는 생산목표를 제시하고선 파업때문으로 몰아붙인다', 이걸 봐야 하는데 아무도 이걸 안봐주지. 난 좀 이런 글이 많았으면 좋겠어. 가난이 맑니 어쩌니 하는 사람의 정신나간 글 말고. 보통 사회 양극화니 사회가 어렵니 하는데, 사회가 정말 어려운건 노조에게 성과급 50% 더 줘서가 아니라, 경제 시스템이 그런 방향으로 - 그러니까 초국적 자본을 투자하여 최대한의 순익을 거둔 다음 배당받아먹고 손떼는 - 가고 있어서거든? 결국 그 사이에서 근로자는, 심지어는 임직원들도 부속에 불과해. 그게 그렇게들 말하는 신자유주의이고 자본주의 아니었나. (아니 그게 나쁘다는게 아냐. 돈이 있어야 회사가 굴러가고, 내 돈을 투자했으면 이익을 얻어야지) 아니 막말로, 같은 일을 하면서 월급은 절반이 안되는 경우도 많아. 안다고. 근데 그걸 왜 '잘 받는' 노조에게 따지는데? 따지면 그사람들 월급이 못받는 쪽으로 이동하나? 아니면 똑같이 못받자고? 그럼 합계는 마이너스 아냐.

자기가 취업 못하는거? 월급이 낮은 거? 그건 회사가 요구하는 능력을 자기가 갖추지 못했거나, 아니면 같은 능력을 가진 수만명과 비교할때 차별화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거든? 까놓고 영어 좀 하고 오피스좀 다루는 애들 널리고 널리고 널렸는데 왜 나를 회사에서 뽑아야 하나 답할 수 있나? 없으면 차별화된 뭔가를 스스로 개발하든가. 여전히 전문직이나 기술자들은 수요가 있다고.

대체 뭐가 문제야. 난 힘들어 죽겠는데 쟤네는 노조라는 조직이 있어서 월급 더받는게 문제야? 노조가 사회악이라고? 노조 성과급 안주면 차값은 좀 깎일 것 같아? 천만에. 현대자동차 작년 순이익이 9800억이래. 회사가 어렵다고? 그럼 저 천문학적인 순이익이 보통 어디로 가는지는 알고 있나? 요새 거대 기업들이 이익이 남으면 다 재투자하는 줄 아나? 이익 배당하면 당장 이익을 보는 것은 누군지는 아나?

투기세력을 욕하면서 투기세력이 못되는 것을 부러워하고, 지랑 같은 처지의 노동자들이 월급 좀 더받으면 욕하고, 불로소득으로 먹고 산다고 욕하면서 간접투자를 통한 불로소득 - 증권, 펀드 - 을 꿈꾸고, 철밥통이라고 욕하면서 철밥통인 공무원을 꿈꾸고, 이게 사실 아닌가? 왜 다들 자기 얼굴에 침을 뱉고 사는거지.

언제부터 다들 월급받아서 먹고사는 인생들 주제에 기업주와 동일한 시선을 갖추게 되었지? 아니, 단순히 독해능력이 떨어지는 건가? 아니면 먹고살기 지쳐서 비판적으로 사고하기를 포기한건가? 경제신문들과 일간지들이 내뱉는 기사를 보고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대로 소화하기는 커녕, 어느샌가 신문과 혼연일체가 되어 갈곳없는 분노를 앵무새처럼 자신의 이웃을 향해 내뱉게 된 것인가? (자기 위에다가 대고 그말했다가는 짤릴까봐 말 못할테니)

노조가 진짜 잘못하는건 이미지 관리와 언론플레이가 아닐까. 뻔히 충돌할 것 같으면 그 자리좀 피하고, 분위기 안좋으면 그 시기만 잠깐 넘어가고.. 이런걸 되게 못해서 사서 욕먹는게 아닐까. 물론 당연히 훨씬 전문적인 인원도 많고 힘도 센 회사쪽보다 잘하기가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이건 뭐.. 가뜩이나 이미지 나쁜데 거기다가 뭔말을 해도 욕만 얻어먹는게 꼭 노무현 대통령 같단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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